6학년 담임선생님은 조금 특이하셨다.

지금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, 얼굴 어딘가에 큰 점이 있으셨던 걸로 기억한다. 

당시에도 꽤나 걸걸한 성격이셨고, 얼핏 주워듣기로 장교출신이셨다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다.

 

나도 장교로 전역한지 2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, 그 선생님을 생각해본다.

 

당시 다른 반 친구들은 정규 교과과정에 맞는 체육활동을 했다. (당연하게도)

우리 반은 특이하게 야구를 했었다. 정확히 말하자면 소프트볼이라고 해야 할까?

반 애들 모두에게 진짜 야구 복장을 입히고, 글러브와 방망이를 지급하셨었다.

돌이켜보면 야구에 진심인.. 나이와 위치가 꽤 되어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중년 선생님이기에 가능했던 일일것이라 생각된다.

 

급격히 키가 크기 시작했던 때라 꽤나 타율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.

성장기라 큰 차이가 나지 않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, 남녀가 섞여서 경기했었다.

 

그 때 이후로는 야구를 보거나 하진 않게 되었지만, 그래도 살면서 야구의 룰 정도는 알수 있게 된 건 그 선생님 덕분인 것 같다.

 

아 그때 나는 심판도 봤었다. 당시 엄마끼리 친한 아는 여자애가 투수로 던진 공이 포수를 지나쳐 내 소중한 곳을 때렸던 적도 있었다.

그랬네.. 그랬었네.. 그때 때문인건가..? ㅎ

 

난 멀쩡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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